윤석열 정부도 포기한 ‘주 69시간’ 노동 길 터…‘초광역특구법’ 독소조항 수두룩
윤석열 정부도 포기한 ‘주 69시간’ 노동 길 터…‘초광역특구법’ 독소조항 수두룩
‘박상혁 법안’ 왜 문제인가

민주노총 경기도본부 조합원들이 21일 오후 경기 김포시 박상혁 더불어민주당 의원 사무실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초광역특구법안을 발의한 박 의원을 규탄하고 있다. 민주노총 제공
“보수 정부마저도 주저했던 조항을 한번에 넣어 사회를 퇴행시키는 ‘악법’으로, 이대로면 수도권을 제외한 전국이 ‘노동법 무풍지대’가 될 것이다.”(김성희 산업노동정책연구소장)
이재명 정부의 ‘3대 메가프로젝트’를 뒷받침하겠다며 박상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대표발의한 ‘지방주도성장을 위한 초광역권 전략산업특구 지정 및 운영에 관한 특별법안’(초광역특구법)을 두고 21일 시민사회 전반이 이렇게 반발하는 이유는, 최소한의 기본권과 공공성조차 ‘규제’로 보고 ‘선’을 넘는 내용이 법안에 담겨 있기 때문이다.
산업특구 조성 앞세운 위헌적 법률
초광역특구법은 수도권을 제외한 지역을 ‘초광역특구’로 지정해 대규모 산업특구를 조성하고, 각종 규제 특례를 제공하는 게 핵심이다. 정부·여당은 현재 노사정이 참여하는 ‘메가특구 원포인트 사회적 대화’를 토대로 연내 법 제정을 목표로 삼고 있지만, 사회적 대화가 본격화하기도 전에 전대미문의 법안을 내놓으면서 큰 진통이 예상된다.

박상혁 의원 안에서 노동계가 가장 문제 삼는 조항은 ‘수당과 상여금을 포함한 근로소득 상위 3%’인 ‘관리자’와 ‘전문가 및 관련 종사자’한테 근로기준법상 주 최대 52시간인 노동시간 상한과 휴게시간·유급휴일을 적용하지 않고, 연장·야간·휴일근로 가산수당을 지급하지 않을 수 있다고 명시한 132조다.
애초 정부·여당에선 고소득 연구개발직에만 이를 적용하려 했으나, 폭을 크게 넓힌 것이다. 이렇게 되면, 통상 연봉 1억4천만원 선인 대기업 부장급 이상 노동자가 대부분 해당되고, 사회복지·보건·교육·법률·행정·금융·문화스포츠 등 전 분야 전문직도 장시간 노동에 노출될 수 있다.
게다가 이 법안은 근로기준법 적용 제외 조건으로 ‘노동자 개인과의 서면합의’만 제시하고 휴게 의무 등 건강보호조치는 시행령에 모두 위임했다.
김상은 변호사(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노동위원장)는 “‘근로조건의 기준은 인간의 존엄성을 보장하도록 법률로 정한다’는 헌법 32조에 배치되는 위헌적 법률”이라고 비판했다.